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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기반 고객경험(CX) 및 고객여정 지도

ironbear121 2025. 7. 17. 18:06

제1장: 모든 것의 시작, 고객의 마음을 읽는 '고객 중심 관점'

마케팅이라는 거대한 건축물을 짓기 위해 가장 먼저 놓아야 할 주춧돌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고객 중심 관점'입니다. 이것은 단순히 고객을 친절하게 대하자는 구호를 넘어, 우리의 모든 생각과 행동의 출발점을 '회사'가 아닌 '고객'으로 옮기는 근본적인 시각의 전환을 의미합니다.

1. 당신은 누구의 언어로 말하고 있는가: 공급자 관점 vs. 고객 관점

새로운 이어폰을 출시한 회사의 마케터가 되었다고 상상해 봅시다. 제품 개발팀으로부터 다음과 같은 설명을 듣습니다.

"저희 XYZ 이어폰은 최신 블루투스 5.3 칩셋을 탑재했으며, 고성능 13mm 다이내믹 드라이버로 풍부한 사운드를 제공합니다. 또한, ENC 기반의 듀얼 마이크가 탑재되어 통화 품질이 우수하며, 최대 36시간 재생 가능한 고용량 배터리를 갖추고 있습니다. 지금 저희 공식몰에서 단독 런칭 특가로 만나보세요!"

제품에 대한 자부심이 가득한 이 설명은 틀린 말이 하나도 없습니다. 하지만 이 문장들에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공급자적 관점', 즉 파는 사람의 입장에 갇혀 있다는 것입니다. 마케터는 제품에 대해 깊이 파고들수록 '이 정도는 고객들도 당연히 알겠지'라는 착각에 빠지기 쉽습니다. 마치 전문가들만 알아듣는 용어로 대화하려는 것과 같습니다.

하지만 고객의 세상은 다릅니다. 고객은 '블루투스 5.3'이나 '다이내믹 드라이버' 같은 기술 용어의 스펙보다, 그 기술이 자신의 삶을 어떻게 더 나아지게 만드는지에 훨씬 더 관심이 많습니다. 그들의 마음속 질문은 이런 것들입니다.

  • "매일 아침 시끄러운 지하철에서 내가 좋아하는 음악에만 오롯이 집중할 수 있을까?"
  • "친구와 통화할 때, 주변 소음 때문에 '뭐라고?'라고 되묻지 않아도 될까?"
  • "한번 충전하면 하루 종일, 심지어 퇴근 후 운동할 때까지도 충분할까?"

이것이 바로 '고객 중심 관점' 입니다. 고객이 무엇을 원하고, 어떤 문제를 겪고 있는지에서부터 출발하는 방식이죠. 이 관점을 적용하면, 딱딱했던 제품 설명은 고객의 마음에 말을 거는 따뜻한 이야기로 변신합니다.

"출근길 지하철, 온전히 당신만의 세상이 될 수 있을까요?"

XYZ 이어폰은 주변의 소음은 줄여주고, 당신이 듣고 싶은 소리만 또렷하게 들려줍니다. 통화 중 끊김이나 잡음 걱정 없이, 당신의 중요한 한마디 한마디를 선명하게 전달하죠. 한 번의 충전으로 아침부터 저녁까지, 당신의 모든 순간을 풍성하게 채워줄 거예요. 지금 특별한 가격으로 당신의 일상을 가볍게 바꿔보세요.

어떤가요? 기술 용어 하나 없이도 제품의 가치가 훨씬 더 명확하게 전달되지 않나요? 고객은 '나를 이해해주는 브랜드'라고 느끼게 되고, 이는 단순한 호감을 넘어 깊은 신뢰와 애정으로 발전합니다. 결국, 이러한 감성적 연결이 고객의 지갑을 열고, 꾸준히 우리를 다시 찾게 만드는 가장 강력한 동력이 되는 것입니다.

2. 고객의 여정을 밝히는 등불: 5단계 퍼널과 맞춤형 콘텐츠 전략

고객이 우리 제품을 구매하기까지의 과정은 어두운 숲길을 탐험하는 것과 같습니다. 마케터는 이 숲길의 곳곳에 등불을 밝혀 고객이 길을 잃지 않고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도달하도록 안내해야 합니다. 우리는 이 여정을 깔때기 모양의 '퍼널(Funnel)' 이라는 개념을 통해 이해합니다. 수많은 잠재 고객이 퍼널의 넓은 입구로 들어오지만, 각 단계를 거치면서 일부는 이탈하고, 최종적으로 소수의 고객만이 좁은 출구인 '구매'에 도달하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목표는 각 단계에서 이탈을 최소화하고, 더 많은 고객이 다음 단계로 나아가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이 여정은 크게 다섯 개의 중요한 지점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1단계: 인지 (Awareness) - "이런 게 있었네?"

  • 고객의 마음: 이 단계의 고객은 우리 브랜드나 제품에 대해 전혀 모르거나, 우연히 스쳐 지나가며 "이게 뭐지?" 정도의 가벼운 호기심을 느끼는 상태입니다. 그들은 적극적으로 무언가를 찾고 있지 않기 때문에, 우리가 먼저 그들의 일상 속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들어야 합니다.
  • 마케터의 역할 (등불 밝히기): 직접적으로 "우리 제품 사세요!"라고 외치기보다, 그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재미있고 매력적인 콘텐츠를 곳곳에 설치해야 합니다.
    • 감성적인 숏폼 영상: "아기에게 약 먹이기, 매일 전쟁을 치르고 계시죠?"처럼 부모들의 깊은 공감을 자아내는 짧은 영상은 '실리콘 약병'이라는 제품을 알리는 효과적인 첫 단추가 될 수 있습니다.
    • 인플루언서 PPL: 인기 유튜버 '찰스'가 영상에서 자연스럽게 '스탠리 텀블러'를 사용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처럼, 고객이 좋아하는 인물이 사용하는 모습을 통해 무의식중에 긍정적인 인식을 심어줍니다.
    • 스토리텔링 콘텐츠: "우리는 왜 이 제품을 만들게 되었을까?"와 같은 브랜드의 철학이나 비하인드 스토리를 감성적으로 풀어내어 고객과 첫 감정적 연결고리를 만듭니다.

2단계: 평가 (Evaluation) - "다른 거랑 뭐가 다르지?"

  • 고객의 마음: 인지 단계를 거쳐 우리 제품에 관심이 생긴 고객은 이제 적극적인 탐색가로 변신합니다. "이 브랜드, 믿을만 한가?", "경쟁 제품 A와 비교하면 어떤 점이 더 좋지?", "실제로 써본 사람들은 뭐라고 할까?" 수많은 질문을 품고 정보를 찾아 헤매는 단계입니다.
  • 마케터의 역할 (지도와 나침반 제공하기): 고객의 합리적인 의심과 궁금증을 해소해 줄 신뢰도 높은 정보성 콘텐츠를 제공해야 합니다.
    • 상세한 구매 가이드: "올리브영 화장품, 실패 없이 고르는 법"처럼 고객의 선택을 돕는 구체적인 가이드를 제공합니다.
    • 비교 콘텐츠: "기존 플라스틱 약병 vs. 우리 실리콘 약병, 무엇이 다를까요?"와 같이 경쟁 제품과의 차별점을 명확하게 보여주어 우리 제품의 우수성을 각인시킵니다.
    • 투명한 고객 후기: 조작되지 않은 날것 그대로의 고객 후기(텍스트, 사진, 영상)를 모아서 보여줌으로써 사회적 증거(Social Proof)를 통해 신뢰를 쌓습니다.

3단계: 구매 (Purchase) - "지금 사는 게 이득일까?"

  • 고객의 마음: 모든 비교와 평가를 마친 고객은 이제 구매 버튼 앞에서 마지막으로 망설입니다. "지금 꼭 사야 할까?", "혹시 더 좋은 혜택은 없을까?"와 같은 미세한 고민이 그들의 손가락을 멈추게 합니다.
  • 마케터의 역할 (살짝 등 떠밀어주기): 이 망설임을 확신으로 바꿔줄 결정적인 한 방이 필요한 순간입니다.
    • 긴급성과 희소성 강조: "오늘 자정까지 타임딜!", "한정 수량 50% 특가"와 같은 배너는 "지금이 아니면 손해"라는 인식을 심어주어 구매 결정을 앞당깁니다.
    • 장바구니 리마인드: "장바구니에 담아두신 그 원피스, 5% 추가 할인 쿠폰이 도착했어요!"와 같은 개인화된 메시지는 잊고 있던 구매 욕구를 다시 일깨웁니다.
    • 신뢰도 높은 포토 리뷰: 상세 페이지 하단에 실제 구매자들이 올린 생생한 포토 리뷰를 배치하여 "다른 사람들도 만족했구나"라는 안도감을 줍니다.

4단계: 재구매 (Repurchase) - "써보니 좋네, 또 사볼까?"

  • 고객의 마음: 첫 구매를 통해 우리 제품에 만족한 고객은 이제 잠재적인 '팬'이 될 가능성을 품고 있습니다. 이들은 "신제품은 뭐 나왔지?", "이 브랜드의 다른 제품도 괜찮을까?"와 같은 새로운 관심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 마케터의 역할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하기): 한번 맺은 인연을 놓치지 않고, 그들을 우리의 '찐팬'으로 만들기 위한 꾸준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 고객 전용 혜택: "OO님만을 위한 감사 쿠폰을 준비했어요."와 같은 특별 대우는 고객에게 감동을 주고, 브랜드에 대한 충성심을 높입니다.
    • 개인화된 추천: "지난번에 구매하신 약병과 잘 어울리는 세척 솔이 새로 나왔어요!"처럼 고객의 이전 구매 이력을 기반으로 맞춤 상품을 추천합니다.
    • 지속적인 소통: 유용한 정보나 재미있는 소식을 담은 뉴스레터를 정기적으로 보내며, 우리 브랜드를 잊지 않도록 관계의 끈을 유지합니다.

이처럼 각 퍼널 단계의 고객 심리를 정확히 이해하고, 그에 맞는 콘텐츠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 이것이 바로 고객이 우리 브랜드의 이야기에 자연스럽게 몰입하고, 최종적으로 구매에 이르게 하는 '고객 경험 설계'의 핵심입니다. 어느 한 단계라도 소홀히 하면, 힘들게 퍼널로 유입시킨 고객은 언제든 길을 잃고 여정을 포기할 수 있다는 사실을 항상 기억해야 합니다.


제2장: 보이지 않는 마음을 그리는 기술, 고객 여정 지도와 퍼널 최적화

우리는 앞서 고객이 제품을 구매하기까지의 과정이 하나의 여정과 같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렇다면 이 보이지 않는 여정을 어떻게 한눈에 파악하고, 문제점을 찾아내 개선할 수 있을까요? 그 해답은 바로 '고객 여정 지도(Customer Journey Map)'를 그리고, 그 지도를 바탕으로 '퍼널을 최적화'하는 데 있습니다.

1. 왜 우리는 지도를 그려야만 하는가: 공급자의 착각을 깨는 거울

고객 여정 지도란, 고객이 우리 제품이나 서비스를 처음 인지하고, 관심을 갖고, 구매하고, 사용하고, 마침내 재구매하거나 이탈하기까지의 전 과정을 고객의 시점에서 시각화한 도구입니다. 이것은 단순히 고객의 행동을 나열하는 것을 넘어, 각 단계에서 고객이 어떤 **접점(Touchpoint)**을 통해 우리와 만나고, 어떤 생각감정을 느끼는지를 생생하게 담아내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 지도가 반드시 필요한 이유는, 우리가 빠지기 쉬운 '공급자적 관점'이라는 함정에서 벗어나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흔히 '우리가 이렇게 멋진 기능을 만들었으니 고객은 당연히 이렇게 행동할 거야'라고 가정하지만, 현실의 고객은 우리의 예상을 보기 좋게 빗나갑니다.

  • 착각 1: "우리 예식장의 장점을 알리기 위해, 검색했을 때 잘 나오는 SEO 콘텐츠를 만들자!"
    • 현실: 요즘 예비부부들은 네이버 검색창에 '강남 웨딩홀 추천'을 치기보다, 인스타그램에서 '#강남웨딩홀' 해시태그로 실제 예식 사진과 분위기를 먼저 찾아봅니다. 즉, 그들의 첫 접점은 텍스트가 아닌 '이미지'인 셈입니다.
  • 착각 2: "5060 세대를 위해 만든 우리 공식몰을 알리려고, 메타(페이스북) 광고를 하자!"
    • 현실: 5060 세대는 광고를 보고 낯선 사이트에 새로 가입하고, 카드 정보를 입력하는 복잡한 과정에 피로감을 느낍니다. 그들은 이미 카드 정보가 등록되어 있고, 늘 사용하던 '쿠팡'에서 검색해 구매하는 것을 훨씬 선호할 수 있습니다.
  • 착각 3: "20대 여성들에게 우리 옷의 다양한 코디를 인스타그램으로 보여주면 바로 사겠지?"
    • 현실: 그들은 예쁜 코디 사진을 보고 바로 구매하기보다, '나와 비슷한 체형의 사람이 입은 후기는 없을까?'를 먼저 찾아봅니다. 즉, '나에게 어울릴지'에 대한 확신을 얻는 과정이 구매의 결정적인 허들인 것입니다.

고객 여정 지도는 이처럼 우리의 착각을 비춰주는 거울과 같습니다. 이 지도를 통해 우리는 고객이 어느 길에서 헤매고 있는지(Pain Point), 어느 지점에서 기쁨을 느끼는지(Aha-Moment)를 발견하고, 그들의 여정을 더욱 편안하고 즐겁게 만들어 줄 개선 포인트를 찾아낼 수 있습니다.

2. 더 빠르고, 더 매끄럽게: 그로스 마케터의 퍼널 최적화

고객 여정 지도가 고객의 전체적인 경험을 이해하는 '전략 지도'라면, 유저 퍼널 최적화는 그 지도 위에서 길을 정비하고, 장애물을 치워 고객이 목적지까지 더 빨리 도달하게 만드는 '공사'와 같습니다. 이 역할을 주로 담당하는 사람들이 바로 '그로스 마케터(Growth Marketer)' 입니다. 그들의 목표는 명확합니다. 데이터에 기반하여 가설을 세우고, 실험을 통해 검증하며, 최종적으로는 '전환율'이라는 구체적인 지표를 개선하여 비즈니스의 성장을 이끄는 것입니다.

그로스 마케터는 고객의 여정을 최대한 단순화하여, 고객의 고민과 피로도를 줄이고 빠르게 행동하도록 유도하는 데 집중합니다.

  • 불필요한 단계 제거: 웹툰을 볼 때, 작품 썸네일을 클릭하고, '1화' 버튼을 또 클릭하고, 그제야 1화를 보는 과정은 번거롭습니다. 이를 '작품 썸네일 클릭 → 즉시 1화 보기'로 단계를 줄이면, 사용자는 훨씬 더 많은 작품을 빠르게 탐색할 수 있습니다.
  • 명확한 길 안내: 고객이 "이제 뭘 해야 하지?"라며 망설이지 않도록, 다음 행동을 유도하는 버튼(CTA, Call-to-Action)을 크고 명확하게 보여줍니다.
  • 의사결정 피로도 감소: 너무 많은 정보를 한꺼번에 주면 고객은 오히려 압도되어 결정을 포기할 수 있습니다. 은행 앱의 첫 화면에 수십 가지 메뉴를 보여주는 대신, 고객이 가장 자주 사용하는 '잔액 확인', '이체' 기능만 전면에 배치하여 핵심 경험에 집중하게 만듭니다.

실전 사례: 숫자로 길을 찾는 그로스 마케팅

온라인 강의 플랫폼의 데이터를 분석하던 그로스 마케터가 다음과 같은 퍼널을 발견했다고 가정해 봅시다.

단계 사용자 수 이전 단계 대비 전환율

메타 광고 클릭 10,000명 -
웹사이트 방문 9,600명 96%
회원가입 완료 960명 10%
무료 샘플 강의 시청 192명 20%
유료 강의 구매 10명 5%

문제는 명확합니다. 무료 샘플 강의까지 시청한 192명 중 단 10명, 즉 5%만이 유료 강의를 구매했습니다. 여기서 그로스 마케터의 진짜 일이 시작됩니다. 바로 '왜?' 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입니다.

  • 가설 1: 샘플 강의 내용의 질이 낮아 유료 강의에 대한 기대감을 떨어뜨리는 것은 아닐까?
  • 가설 2: 샘플 강의 시청 후, 유료 강의를 구매하는 과정(버튼 위치, 결제 페이지 등)이 너무 복잡하고 불편한 것은 아닐까?
  • 가설 3: 경쟁사 대비 가격이 너무 비싸거나, 결정적인 할인 혜택이 부족한 것은 아닐까?

그로스 마케터는 이 가설들 중 가장 빠르고 적은 노력(리소스)으로 검증 가능하며, 성공 시 가장 큰 효과(임팩트)를 기대할 수 있는 가설을 우선순위로 정합니다. 그리고 A/B 테스트라는 과학적인 실험을 설계합니다.

  • 목표: 무료 샘플 강의 시청자 대비 유료 강의 구매 전환율을 5%에서 7%로 상승시킨다.
  • 실험 설계:
    • A안 (기존안): 샘플 강의 종료 후, 기존처럼 '강의 전체 보기' 버튼만 노출한다.
    • B안 (개선안): 샘플 강의 종료 직후, "수강생 만족도 98%! 지금 바로 쓸 수 있는 20% 할인 쿠폰"이라는 팝업과 함께 '할인받고 바로 수강하기' 버튼을 크게 노출한다.
  • 측정: 2주 동안 샘플 강의 시청자 절반에게는 A안을, 나머지 절반에게는 B안을 보여주고 각 그룹의 구매 전환율을 측정한다.

실험 결과, A안의 전환율은 여전히 5%에 머물렀지만, B안의 전환율은 9%로 크게 상승했습니다. 이 데이터는 '샘플 강의 시청 직후의 즉각적인 할인 혜택과 명확한 구매 유도가 고객의 구매 결정을 가속화시킨다'는 가설이 옳았음을 증명합니다. 그로스 마케터는 이 결과를 바탕으로 모든 사용자에게 B안을 적용하기로 결정하고, 다음 개선점을 찾기 위한 새로운 가설과 실험을 준비합니다. 이것이 바로 성장을 만들어내는 끊임없는 사이클입니다.


제3장: 한번 맺은 인연을 평생의 팬으로, CRM 마케팅의 모든 것

고객을 우리 가게로 데려오는 데 성공했다면, 마케터의 일은 끝난 것일까요? 오히려 진짜 중요한 일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어렵게 맺은 고객과의 인연을 일회성으로 끝내지 않고, 지속적인 관계를 통해 우리 브랜드의 든든한 '찐팬'으로 만드는 모든 활동, 이것이 바로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마케팅의 정수입니다.

1. 우리는 왜 고객과 계속해서 대화해야 하는가

CRM 마케팅은 마치 잘 가꾸어진 정원과 같습니다. 씨앗을 심는 것(신규 고객 획득)도 중요하지만, 꾸준히 물을 주고, 햇볕을 쬐어주고, 잡초를 뽑아주는(관계 관리) 노력이 없다면 결코 풍성한 열매(충성 고객)를 맺을 수 없습니다. CRM의 최종 목표는 고객을 다음과 같은 성장 사다리를 통해 '충성 고객'이라는 정상으로 이끄는 것입니다.

잠재 고객 (아직 우리를 모르는 사람) → 신규 고객 (첫 만남) → 재구매 고객 (두 번째 만남) → 충성 고객 (우리를 믿고 지지해주는 친구)

이 과정에서 우리는 고객과의 '대화'를 멈추지 않아야 합니다. 고객이 우리 앱을 처음 설치했을 때, 첫 구매를 마쳤을 때, 한동안 방문이 뜸했을 때, 각 상황에 맞는 적절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죠.

  • 신규 고객에게: "OO님, 저희와 함께하게 되신 것을 환영해요! 첫 만남을 기념해 특별한 선물을 준비했어요." (웰컴 메시지, 첫 구매 쿠폰)
  • 체험 고객에게: "첫 구매하신 제품은 마음에 드셨나요? 솔직한 후기를 남겨주시면 포인트를 드려요!" (후기 유도, 만족도 조사)
  • 이탈 가능 고객에게: "오랫동안 뵙지 못해 아쉬워요. OO님을 위해 준비한 깜짝 할인 쿠폰을 확인해보세요." (휴면 고객 케어, 리인게이지먼트)
  • 충성 고객에게: "언제나 저희와 함께해주셔서 감사해요. VIP 고객님께만 드리는 신제품 선공개 혜택을 누려보세요." (감사 메시지, VIP 혜택)

이처럼 고객의 상태와 행동에 따라 개인화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은, 고객에게 '나는 특별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고, 이는 브랜드에 대한 강력한 애착으로 이어집니다.

2. 지금, 왜 모두가 CRM을 외치는가: 시대의 흐름이 답하다

최근 몇 년 사이, CRM 마케팅은 마케팅의 변방에서 중심으로 빠르게 이동했습니다. 여기에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 있습니다.

  1. '쿠키'의 종말과 '1자 데이터'의 부상: 과거에는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거대 플랫폼이 수집한 사용자 정보(3자 데이터, Third-party data)를 활용해 불특정 다수에게 광고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하지만 강화되는 개인정보보호 정책으로 인해 이러한 방식은 점차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이제 기업들은 고객이 회원가입, 구매, 설문조사 등을 통해 **직접 제공한 정보(1자 데이터, First-party data)**의 가치에 주목하게 되었습니다. 이 소중한 1자 데이터를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이 바로 CRM 마케팅입니다.
  2. 광고에 대한 불신 증가: 수많은 광고의 홍수 속에서 소비자들은 점점 더 영리해지고 있습니다. 이제 웬만한 광고는 믿지도, 보지도 않습니다. 대신 내가 직접 관계를 맺고 신뢰하는 브랜드가 보내는 정보에 더 귀를 기울입니다.
  3. 재구매의 경제학: 100명의 새로운 고객을 데려오는 것보다, 10명의 기존 고객이 10번씩 재구매하게 만드는 것이 사업을 훨씬 더 건강하고 안정적으로 만듭니다. 신규 고객 획득 비용(CAC, Customer Acquisition Cost)은 계속해서 높아지는 반면, CRM을 통한 재구매 유도는 훨씬 적은 비용으로 높은 매출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4. CRM 솔루션의 발전: '스티비', '채널톡', '데이터라이즈'와 같은 쉽고 강력한 CRM 자동화 툴이 등장하면서, 이제는 대기업뿐만 아니라 작은 스타트업이나 1인 기업가도 손쉽게 정교한 CRM 마케팅을 실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3. 어떤 광고가 진짜 '골'을 넣었을까: 기여도(Attribution) 분석의 중요성

한 고객이 최종적으로 구매에 이르기까지는 수많은 마케팅 채널과의 접점이 존재합니다.

(1)유튜브 광고를 봄 → (2)인스타그램에서 인플루언서 후기를 찾아봄 → (3)네이버에서 검색 후 블로그 리뷰를 읽음 → (4)리타겟팅 페이스북 광고를 보고 클릭 → 구매 완료

이때, 구매라는 '골'의 공로는 오롯이 마지막에 본 (4)페이스북 광고에게만 돌아가야 할까요? 만약 맨 처음 봤던 (1)유튜브 광고가 없었다면 고객은 애초에 이 브랜드에 관심을 갖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어떤 채널이 고객의 구매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분석하는 것을 '기여도(Attribution) 분석' 이라고 합니다.

  • 첫 번째 접점 기여(First-touch Attribution): 고객 여정의 '시작'을 연 채널에 100%의 공로를 인정하는 방식입니다.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캠페인의 효과를 측정하는 데 유용합니다. (위 예시에서는 유튜브 광고)
  • 마지막 접점 기여(Last-touch Attribution): 구매 직전, 결정적인 '어시스트'를 한 채널에 100%의 공로를 인정하는 방식입니다. 전환율을 극대화하는 퍼포먼스 광고의 성과를 파악하는 데 적합합니다. (위 예시에서는 페이스북 광고)

현명한 마케터는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기여도 모델을 활용하여 각 채널이 고객 여정에서 어떤 역할을 수행하는지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이를 바탕으로 예산을 효율적으로 재분배합니다.